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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플레이오프 준결승 리뷰(2)

필라델피아 퓨전 vs 뉴욕 엑셀시어

당일 경기 중간 중간 해설들도 이야기했다시피, 뉴욕은 클래식한 조합 간의 정교함 대결에서는 필라델피아를 압살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항상 기복이 문제였던 파인 선수도 파노스 모드로 각성해서 탑딜러 카르페의 위도를 수 차례 압살하거나 킬을 쓸어담아 주요 거점을 무혈입성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만 문제는 역시 지난 번에 런던 vs LA 전의 분석과 마찬가지로 영웅폭의 문제였습니다.


지난 번에는 LA.V도 런던도 딜러들 둘과 서브 힐러 출신의 플렉스 선수들이 다뤄낼 수 있는 영웅 폭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커버됐고, 그 안에서의 선수 피지컬 싸움과 각 영웅 별 숙련도의 싸움에서 런던이 승리했던 결과였던 것에 반해, 이번 필라델피아 대 뉴욕은 뉴욕의 서브힐러 쪼낙 선수의 좁은 영웅폭과 새별비, 파인, 리베로 선수의 DPS 영웅폭이 서로 분리되어 있어 한 세트 내에서 단일 로스터로 다뤄낼 수 있는 조합이 제한되었다는 것이 뉴욕의 큰 한계였고 결국 극복해내지 못했습니다.


뉴욕은 1차전 이후 자신들이 최신 메타에 적응이 느리다는 것을 인정했는지, 굉장한 도박수를 가져오게 됩니다. 바로 올해 MVP로 선정된 최고의 딜러형 젠야타 "쪼낙" 선수의 또다른 주 영웅(경쟁전 랭크 1위의 주역인) "아나"를 활용한 전략인데요. 지금까지 아나는 작년 초 APEX 시즌 1~2 정도까지의 극초반 이후로 쭉 고인 취급인 영웅이었습니다. 각 팀의 정교한 공격 포커싱을 견뎌내기 위해 생존형 궁극기를 가진 지원가 영웅의 픽이 강제되는 추세였기 때문에 젠야타의 초월과 메르시의 발키리를 대체할만한 영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아나의 궁극기는 오히려 공격력을 강화하는 나노강화제이기 때문에 메-젠 조합을 가진 팀을 상대할 땐 역으로 생존형 궁극기를 하나 덜 가진 상태로 싸우는 패널티를 갖게 되기 때문에 주류 조합에서 배제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아나의 운용은 최후방 포지셔닝을 통한 자체 생존과(결국 케어를 오긴 힘들기 때문에..) 아나의 원거리 대량 회복력을 바탕으로 한 한타 지구력과, 그리고 핵심 기술인 "생체수류탄(a.k.a. 힐밴)"을 활용한 적 회복력 완전 무력화에 있습니다. 그래서 오리사를 바탕으로 한 특정 거점 구축형 수비 조합을 상대로, 적 베이스에 힐밴 샤워를 내려 회복을 완전 차단한 상태로 빠르게 덮쳐 들어가 한타를 이겨내는 싸움을 준비해왔고 꽤 잘 먹히는 듯 했습니다.


실제로 쪼낙 선수의 아나 힐밴을 통한 거점 진입 시도가 성공적으로 적중한 쟁탈, 점령 맵에서는 쾌속으로 뚫어내는 시즌 1위 뉴욕의 크라쓰-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했었는데요. 결국 클래식 조합 or 아나 힐밴 대박이 먹히지 않은, 빠른 조합 가위바위보 싸움의 주요 메타 싸움에서 뉴욕이 완벽하게 패배했다는 분석입니다.
이전까지 뉴욕의 주력 DPS 조합은 새별비-리베로 선수 듀오였고, 새별비의 히트스캔(이라고 쓰고 트레이서 원챔이라고 읽음...)과 리베로의 투사체(파라, 정크랫, 겐지, 한조가 모두 정상급) 조합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었고 이는 시즌 중반, 그러니까 브리기테가 나오기 전, 트레이서 원챔으로 에이스가 될 수 있던 시절까지는 매우 성공적인 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브리기테의 등장과 함께 겐트 포커싱 조합의 위상이 꺾이고, 더블 스나이퍼 또는 위도 원딜에 3탱 or 3힐 같은 극단적인 위도 주력 메타가 등장함에 따라 각 팀의 트레이서 원챔 선수들은 빠르게 위도에 적응을 해내야 했거나, 아니면 벤치로 물러나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심지어 위도를 잘 다뤄낼 선수를 가지지 못한 팀은 성적이 곤두박질 치기도 할 정도였죠. 다만 뉴욕은 "파인(a.k.a. BIG BOSS, 파노스, 파인부우 등등..)"이라는 괴물급 위도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인이 맞 위도우 싸움에서 상대 위도우를 압살하면서 건재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뉴욕의 DPS 조합입니다. 이 파인 선수를 쓰자니 새별비 or 리베로 중 한 선수를 로스터에서 제외해야 했고, 파인 새별비를 쓰면 투사체 영웅이 통째로 빠지고, 파인 리베로를 쓰면 정상급 트레이서가 빠져 팀 공격력이 저하됩니다. 심지어 그 파인 자신조차도, 기복이 심한 선수로 평가받는 만큼 될 땐 말도 안되는 괴물샷을 뽐내지만, 안될 땐 경기를 뛰고 있는지 조차 의심할만큼 존재력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물론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벌인 준결승전에선 다행히도 파인 선수가 "되는 날"이라 위도메이커를 들고 유리한 전장에 있을 땐 경기를 캐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필라델피아의 카르페-이코 조합의 최대 장점인, "둘만으로 모든 조합을 다뤄낼 수 있다"는 조합력에 당해내지 못하고, 필요한 조합을 꺼내야 할 때 꺼내지 못하고 억지로 무리한 조합으로 헤메다가 결국 LW Blue 시절부터 고질적으로 겪던 "템포가 느리다"는 단점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대접전 끝에 패배하고 맙니다.


쪼낙 선수의 영웅폭 또한 아쉬운 대목입니다. 현재 서브힐러의 최대 덕목이 상황에 맞는 다양한 영웅군을 적절하게 다뤄내줘야 한다는 점인데, 젠야타-모이라는 기본에 수준급 로드호그, 심지어 트레이서까지(!) 제대로 다뤄주는 런던의 비도신 선수가 최근 섭힐의 정석처럼 평가되는 것과 비교할 때, 쪼낙 선수의 무리한 포지셔닝과 아쉬운 적중률의 갈고리를 보여준 로드호그는 필라델피아의 포코/핫바 라는 최정상급 디바의 방어력을 뚫어내기에 역부족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괴물 스나이퍼 파인. 위기마다 각성하는 캡틴 새별비, 거의 모든 영웅을 다뤄내며 특히 한조협회장인 리베로, 역대 최강의 탱커 듀오 마노-메코, 시즌 전체 최저 사망 수를 기록하는 메르시 그 자체 아크, MVP에 빛나는 스나이퍼형 젠야타 쪼낙. 이렇게 말도 안되는 조합을 가지고도 결국 유연한 조합 전환이라는 최신 메타에 부적응한 것만으로 뉴욕이 패배하게 됐다는 것이 팬으로서는 아쉽지만, "실시간 영웅 교체를 통한 전략 다각화"를 메인 피처로 삼는 오버워치의 게임 특성을 생각하면 역시 납득되는 패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적어도 뉴욕이 결승까지는 갔다가 최근 메타에 제대로 적응한 시즌 중 중하위권에서 갑자기 치고 올라온(예전 폼을 되찾은) 런던에게 박빙의 승부 끝에 패배하는 게 여러모로 시청률도 반응도 뜨겁지 않았을까 싶지만, 역시 준결승 탈락은 좀 아쉽네요.


아무튼 이번 결승은 런던 대 필라델피아 인데 둘 다 메타 적응도 끝난 팀들이고, 서로 다른 특장점들이 있어서
쉽게 승부를 예측하기가 어렵네요. 박빙의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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