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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X Season 4 결승 리뷰

"Runaway" vs "GC Busan"

두 차례의 OWL 준결승 리뷰에 이어, 원래는 당연한 수순처럼 예상하실 수 있는 OWL 결승전 "필라델피아 퓨전 vs 런던 스핏파이어"를 리뷰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경기 결과가 굉장히 압도적으로 끝나버려서 "기나긴 슬럼프의 늪을 지나, 그들이 돌아왔다!" 말고 딱히 리뷰할 거리가 적어, 결승전 1차전 4세트 볼스카야에서 Profit 선수가 혼자서 퓨전팀을 쓸어버리는 괴물같은 킬 능력을 보여주는 순간 떠오른 오버워치 역사상 최고의 명경기였던 APEX 시즌4 결승전을 리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아도 못 막는 창" vs "무엇이든 다 막는 방패" 라는 부제가 붙었던 두 팀의 대결이니만큼, 명실상부 겐트 최강팀으로 불리던 러너웨이와 3부 리그로 불리던 전국 PC방 최강전부터 2부 리그인 APEX 챌린저스를 거처 1부 리그의 결승까지 한 걸음에 내달린 眞 로얄로더(Royal Roader) GC 부산이라는 대립 구도 또한 세간의 이목을 크게 잡아끄는데 성공했던 경기였습니다.




4시즌 양 팀 전적


우선 두 팀의 해당 시즌 전적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러너웨이의 경우는 조별 예선에서 메타 아테나, 루나틱 하이, MVP Space를 상대로 2승 1패의 전적을 보여주면서 8강에 진출했고, 2~3시즌 우승팀이자 2시즌 결승에서 자신들을 준우승에 그치게 만들었던 "루나틱 하이"에게서는 세트 스코어 3:0 이라는 완패를 당하면서 "다크호스이긴 하나 아직 최정상 팀은 아닌가보다"라는 한계를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반면 GC부산의 경우, 조별 예선에서 챌린저스의 라이벌이라고 불리던 LW Red 팀에게 1:3으로 패배한 것을 제외하면, 같이 2부에서 올라온 ROX 오카즈, 그리고 지난 3시즌의 3위 강팀인 아프리카 프릭스를 완파해내며 "무서운 신인"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그렇게 두 팀은 8강에서 처음으로 맞붙게 됩니다. 8강전에서부터 풀세트 접전 끝에 러너웨이가 간신히 승리를 따내면서 먼저 4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러너웨이가 원래 기복이 심한 팀이고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인인 부산팀을 상대로 고전했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 프로 리그 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드라마틱한 역사는, 그 다음부터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조별 예선에서 3위 아프리카 프릭스를 잡아낸 부산이었지만,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 8강에서 무려 2연승의 루나틱 하이를 무려 두 차례에 거쳐 만나 모두 3:0으로, 총 6세트 전승으로 승리하게 됩니다. 이어서 4강에서 지난 시즌 2위였고 이번 시즌에 더욱 물이 올랐다고 평가받던 C9 콩두(전 콩두 판테라)를 4:0으로 완파하면서, 조별 예선 아프리카전 3:0을 포함해 1, 2, 3 위 팀과의 전적이 무려 13 세트 전승이라는 대 위업을 달성하게 됩니다.

이로서 "GC부산이 못한 게 아니다. 러너웨이가 더 잘한 것."이라는 평가로 두 팀의 첫 대결이 재평가받게 되고, "최강 세 팀을 무실세트로 잡은 괴물과, 그 괴물을 잡은 괴물들"이라는 구도로 결승전의 서사가 완성되게 됩니다.

※ 여담이지만, 루나틱하이 멤버를 주축으로 구성된 "서울 다이너스티"와 GC부산 멤버를 주축으로 구성된(C9콩두도 포함되었지만) "런던 스핏파이어"의 전적 또한 이 굴레를 아직까지도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OWL 2017에서 서울은 단 한 번도 런던에게 승리해본 적이 없으며 런던이 정상적인 폼을 보여주던 1~2 스테이지에서는 무려 4:0으로, 주요 멤버 부상으로 슬럼프를 겪던 3~4 스테이지에서도 3:2로 모두 패배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를 일컬어 "서울 담당 일진 런던"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양 팀 특징


결승까지 올라오면서 GC 부산의 승리 배경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로 압축되게 됩니다.

  • 선수 전원의 기복 없는 기량
  • 팀원들 간의 짜여진 호흡
  • 완벽한 분석과 파훼법으로 무장한 코치진의 전략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쳐져서 부산을 상대하던 강팀들이 패배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먼저 루나틱 하이, C9 콩두,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우는 이미 밝혀진 전략이 너무 많았고, 치러낸 경기 횟수 자체가 많아 정보가 굉장히 많이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들을 좀 더 단단하고 날카롭게 벼려오는 것으로 4시즌을 준비했기 때문에 반대로 자신들의 약점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상대의 전략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반대로 부산은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3부-2부를 거쳐 1부에 갓 들어온 신생 팀이었기 때문에 다른 팀 코치진 입장에서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굉장히 제한적이었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설마 우리가 신생 팀에 지겠어?"라는 약간의 방심과 안도, 그리고 그로 인해 "부산전은 이겼다 생각하고 그 다음을 준비하자"는 계산이 아주 없진 않았을 것 같다는 추측도 해봄직 합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러너웨이는 어떻게 8강에서 부산을 꺾을 수 있었을까?에 대한 재미있는 추론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단 러너웨이 팀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수 개개인과 전체적인 팀 플레이에 기복이 큼 (못한다는 게 아니라 리스크가 큰 도박수를 운용)
  • 팀 플레이의 정교함 보다는 개개인의 피지컬 의존도가 높은 편
  • 러너웨이의 전략을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에 성공한 상대 코치진이 없었음 (해설들도 잘 모름)

APEX는 세트와 세트 사이에 양 팀 선수들의 인터뷰가 편성되어 있었는데, 결승전 당시 부산팀의 서브탱커인 우햘(WooHyaL)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 위와 같은 내용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우햘: 러너웨이는 전략이란 게 없어요. 아마 자기들도 이기면서 왜 이기는 지 모를 걸요? 아마 경쟁전에서 6딜러를 했는데 이긴 거랑 같은 느낌?"


하지만 여기에 러너웨이의 사령탑 러너&콕스 선수는 아래와 같이 응수합니다.


"러너: 전략이 없는 게 아니라, 아직 우리 전략을 읽을 수 있는 팀이 없는 겁니다."

"콕스: 전략이 없을 수 밖에 없죠. 매 순간 전략을 만들어내는데."


사실 이들의 발언이 당시에는 굉장히 도발적이고 중2적이라고 평가되기도 했었지만, 이는 결코 허언증이 아니라는 것이 최근 OWL의 메타 운용을 통해 검증되었습니다. 사실 OWL 최강자 뉴욕 엑셀시어가 쪼낙 선수를 필두로 써내려간 공격적인 젠야타 운용과 그를 통한 빠른 초월의 한타 운용은 이미 러너웨이의 콕스 중심 전략에 그 뿌리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러너웨이는 매 한타마다 피드백이 잘 이뤄지는 편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에 콕스 선수의 플레잉 코치로서의 기질과 다뤄낼 수 있는 폭넓은 영웅폭이 더해져 딜이 모자라면 딜러를, 힐이 모자라면 힐러를 하는 유동적 FLEX 운용으로 "매 순간 상황에 맞는 전략으로 대처"하는 방식이 말 그대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같은 실시간 영웅 교체를 통한 카운터 메타 전략 가위바위보 싸움은 브리기테가 추가된 최근에 와서 기본 공식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이 당시까지만 해도 쉽게 떠올리기도, 또한 떠올렸다 해도 실행에 옮기기도 쉽지 않은 수였습니다. 그리고 결승전이 진행되던 중반까지만 해도, 실제로 GC부산은 팀 이름처럼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러너웨이를 막아낼 묘수를 찾아내지 못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세간에는 대략 어떤 느낌이었냐면, "정교한 팀플레이를 펼치는 강팀들의 약점을 분석해서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는 부산이지만, 정교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야생마 같은 러너웨이라서 스마트한 분석이 부서져버린 게 아니냐"라는 식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괴물 잡는 괴물의 이미지였던 셈이죠.




이제 각 세트 별로 주목할만한 내용들을 하나씩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1 Set - 네팔


1 라운드 - 성소

성소에서는 부산팀이 후렉 선수의 파라를 필두로 한 파르시를 꺼내왔습니다. 반면 러너웨이는 윈디겐트 돌진을 꺼내왔고 학살 선수가 용검으로 파르시를 떨어뜨려보려고 했지만, 하고픈 선수의 메르시가 극적으로 도망가면서 썰리지 않았고, 이렇다할 특이점 없이 상성의 이점을 살려 부산이 승리합니다.

2라운드 - 제단

1라운드와 같은 조합으로 등장한 양 팀은 부산이 약 70%까지 선취 득점한 시점에 러너웨이가 극적으로 거점을 가져오면서 점유율을 뒤집고 승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뒤집기에는 아군 힐러 둘이 모두 잘린 상황에서 벌어진 학살 선수의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화려한 겐지 플레이가 시발점이 됩니다.

https://clips.twitch.tv/DeliciousFitCodWholeWheat

(※영상 설명: 후렉 선수의 포화를 짜누 선수가 흡수하는 동안 학살 선수가 후렉 선수를 짜른다. 뒤이어 빠르게 용검을 켜고 부활을 사용한 메르시, 벽타는 루시우, 공중의 파라까지 3검을 해내면서 숫자를 맞춰낸다. 그리고 이 영상은 공중에 보이지 않는 계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학살 하늘 계단"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3라운드 - 마을

양 팀이 모든 라운드에 사용한 픽이 동일합니다. 마을 전장 특유의 트인 하늘을 활용한 후렉 선수의 파라를 결국 막아내지 못해 부산의 승리로 1 세트가 종료됩니다.



2 Set - 할리우드


러너웨이와 부산이 모두 3점씩 득점하며 동점이 됐으나 부산은 추가시간에 득점해 러너웨이만 A 거점을 1/3 점령하면 승리할 수 있는 추가 공격 기회를 받게 됩니다. 양 팀 조합은 러너웨이는 윈디겐트루젠 돌진 포커싱, 부산은 겐지 대신 후렉 선수의 솔져를 넣은 솔트 받아치기 전략을 들고 왔습니다.

이 시기의 "솔-트 받아치기 전략"이란 상대방의 부조화 - 이속증가 - 윈디겐트 다이브의 첫 이니시에이팅이 벌어질 때 얻어맞거나 즉시 응수하지 않고 전체적인 진형을 뒤로 물러 다이브 장소를 벗어난 다음, 솔져의 생체장 광역 회복과 꾸준딜을 바탕으로 이동기술이 빠져버린 돌진 조합을 시간차 공격해 무너뜨리는 방법입니다. 이 방식으로 겐트 포커싱을 누가 더 잘하나 싸움이었던 당시 강팀들의 전략을 파훼해온 부산으로선 겐트 최강팀인 러너웨이를 상대로도 같이 방식으로 전략 카운터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었으나, 부산의 예상보다 러너웨이의 템포가 빨랐고 공격이 거셌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는 다소 한계가 있는 듯 했습니다.

또한 부산의 공격 시기에는 후렉 선수가 솜브라를 운용하면서 빠른 EMP로 한타를 가져가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번번히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콕스 선수의 빠른 초월에 상쇄되면서 시간을 많이 지체해 결국 시간을 남기지 못하고 3점을 득점합니다.

사실 단 한 번의 결정적인 순간에 한 영웅의 생사가 달라졌다면 이번 세트가 동점으로 끝날 수도 있었을텐데, 공교롭게도 그 영웅이 살아가면서 러너웨이는 극적으로 2세트를 가져가 1:1 동점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의 주인공은, 스티치 선수의 트레이서였습니다.

https://clips.twitch.tv/SullenKathishLegRalpherZ

후방으로 공격 루트를 잡은 스티치 선수의 트레이서를 견제하기 위해 프로핏 선수의 트레이서가 마크를 했고 치열한 미러전 끝에 스티치 선수는 빠르게 후퇴를 선택했고 프로핏 선수는 체력이 바닥난 스티치 선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추격을 감행합니다. 마지막 공격을 가하려는 순간 기적적으로 스티치 선수의 트레이서는 아군 품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역으로 너무 깊이 추격한 프로핏 선수가 잘리면서 그대로 거점을 내주게 됩니다.



3 Set - 하나무라


사실 러너웨이는 결승전의 거의 모든 경기를 윈티겐트루젠 단일 조합으로 진행했습니다. 워낙 그 조합이 강력한 팀이기도 하고, 일단 적이 대처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굳이 전략을 변경할 필요를 못느꼈을 테니까요. 하나무라도 마찬가지로 러너웨이의 전략은 동일했고, 부산은 솔트 수비, 맥트 공격 전략을 가져옵니다.

이 시기의 "맥-트 조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상대방이 겐트를 활용할 때 겐지나 트레이서 둘 중 하나를 맥크리의 에이밍 또는 섬광탄으로 자른 다음 6:5 한타를 진행하겠다는 계산에서 선택하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오버워치의 프로씬 전략에 대한 이해가 있는 분들이라면 짐작하실 수 있듯이, 기동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맥크리를 케어하는 데 실패하면 전략의 중심축이 무너지면서 패배하게 됩니다.

이번 세트에서는 러너웨이의 팀 특징이 잘 드러나게 되는데요, 보통의 팀은 한 명이라도 잘리게 되면 빠르게 퇴각한 후 리스폰을 기다려 다음 한타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용하지만, 러너웨이는 "비비기 메타"라고 불리는 한 두명 쯤 잘려도 나머지로 어떻게든 비비다보면 그 와중에 한둘은 데려갈 거고 그러다 보면 아군이 리스폰되서 합류할 것이다. 라는 굉장히 무모해보이는 전략을 자주 사용합니다. 러너웨이의 선공으로 진행된 이번 세트에서도 B 거점을 공격하던 중 러너웨이 선수들이 잘렸지만 퇴각하지 않고 꾸준히 푸시하면서 동수 교환을 하고 리스폰되어서 합류하는 식으로 한타를 수 분동안이나 길게 유지하면서 적이 지칠 때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그리고 그 무모한 전략을 말도 안되는 선수들 개개인의 피지컬과 순간 판단력을 이용해 현실로 만들어내고, 결국 B 거점까지 먹어내면서 승리하게 됩니다. 세트 스코어는 2:1. 러너웨이 쪽으로 기세가 기울게 됩니다.

러너웨이의 이같은 저돌적인 성격 덕분에 고유의 팀 컬러가 정립되고, 저를 포함한 많은 팬을 양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 Set - 지브롤터


저는 사실 이 경기를 일산 KINTEX에 지인 분과 함께 직관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안그래도 전설의 레전드 경기지만 개인적으로 갖는 애착이 매우 큰 편입니다. 그리고 딱 두 세트가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데 하나는 마지막 세트에서 경기가 종료되던 순간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번 세트인 지브롤터 입니다.

부제를 붙여보자면 "날뛰는 괴수를 잠재우기 위해 GC부산이 가져온 마지막 배수의 진"정도가 되겠네요.

2:1로 뒤쳐진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서면 안되겠다는 생각이었는지 GC 부산의 코치진은 여기서 굉장한 카드를 꺼내들게 됩니다. 바로 당대 겐트 최강자라고 불리던 러너웨이에게, 그리고 그 겐트에 한 번 무너져봤던 부산이, 솔트로도 맥트로도 뒤집어내지 못했던 상태에서, "맞 겐트"라는 굉장한 선택을 해버립니다. 솔직히, 현장에서 이 조합을 보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대체 그 어떤 팀이 겐트 최강팀을 상대로 맞겐트를 쉽게 꺼낼 수 있을까요. 상대는 제 1대 급식겐지이자 겐지의 정점, 겐지 그 자체라고 불리는 바로 그 "학살"이 있는데 말이죠.

사실 GC 부산은 2부 리그인 챌린저스 경기에서 종종 겐트를 사용하곤 했습니다. 프로핏 선수는 원래 트레이서보다 겐지를 더 잘 다루던 선수였다는 기록이 있고, 본선 중반까지도 무빙과 에이밍은 좋지만 펄스 부착률이 아쉽다는 평을 듣는 트레이서 였습니다. 시즌 중반 이후 갑자기 각성한 듯이 펄스 부착율을 높여 거의 정점의 트레이서 기량을 뽐내면서 이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 "프로핏 트레이서"를 전술의 핵심으로 두고 전략을 설계하느라 겐지를 배재시켰을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부 리그에서 실제로 보여준 프로핏 선수의 겐지 기량은 사실 썩 훌륭해보이지 않았고, 일단 상대가 "학살"이기 때문에 더더욱 작아보이기만 했습니다.

지브롤터에선 양 팀이 똑같이 윈디겐트루 조합으로 동일하게 참가했고, 공/수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서브 지원가 자리에 러너웨이는 콕스의 위도우를, 부산은 아나를 넣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이 맞춰보지 않은 조합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상대 러너웨이의 겐트가 너무 강력해서인지 2점까지 너무 쉽게 헌납해버리면서 많은 시청자들과 해설, 또는 경기를 관전하는 다른 선수들에게조차 "이제 그만 겐트 빼고 픽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3점까지 내주기 직전부터 경기 양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이제 조금 몸이 풀리기 시작했는지 프로핏의 겐지도, 후렉의 트레이서도 포커싱의 정교함이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명불허전 제스쳐 선수의 윈스턴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야수처럼 러너웨이를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러너웨이는 줄곧 루시우-젠야타 조합을 고수했지만 부산은 하고픈 선수가 젠야타 대신 아나를 선택했고, 이 선택은 "나노-용검" 궁극기 연계를 위해 준비된 전략이었습니다. 질풍참 초기화와 용검 베기의 딜 계산에 오차가 없다면, 용검 단독으로는 초월의 회복량을 뚫을 수 없지만, 나노강화제로 공격력이 증가된 상태의 용검은 초월의 회복량을 넘어 체력 200 짜리 영웅들을 잘라낼 수 있습니다. 부산은 이 점을 노려 러너웨이의 콕스 선수가 자랑하던 "빠른 초월 카운터"를 완벽하게 무시하는 나노용검 폭딜을 꽂아넣음으로서 세트를 가져가 2:2 동점까지 따라오게 됩니다.



5 Set - 아누비스 신전


부산은 후렉 선수의 위도 프리딜로 A 거점을 빠르게 뚫어냅니다. 콕스 선수가 아나로 장거리 힐을 꾀했지만, 거점 부근에서 루시우/아나 의 잘못된 포지셔닝으로 한꺼번에 힐러 둘이 잘리게 되고 지속력이 떨어진 러너웨이는 위도를 견제하지 못하고 단 한 번의 공격에 거점을 내주게 됩니다. B 거점을 공격할 땐 거의 7분 정도의 시간이 남게 되고, 대개의 경기 양상이 그렇듯 부산 역시 한 번에 B 거점까지 수복하기 위해 곧바로 거점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아누비스의 B 거점은 한 번 막히기 시작하면 시간이 소요되면서 수비측 진영의 궁극기가 모이게 되고 길고 지리하게 싸우다가 결국 점령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직 전열이 가다듬어지기 전 A를 점령한 직후 곧바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추세입니다.

후렉 선수는 시즌 중간에 히트박스 축소라는 치명적 하향 패치를 얻어맞기 전까지 자신들의 승리를 견인하던둠피스트를 다시 꺼내고 공격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러너웨이 특유의 말도 안되는 비비기 식 수비에 시간이 끌리면서 지속적으로 수비당하면서 한참의 시간을 들인 끝에 1분 여의 시간을 남기고 2점을 겨우 획득해냅니다.

부산은 수비 상황에서 아누비스 수비에서 많이 활용되는 솜브라를 꺼내들었지만 러너웨이는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 윈디겐트+ 루시우 1힐에 콕스 선수가 젠야타 대신 리퍼를 넣고 맹공을 퍼붓습니다. 덕분에 오히려 부산보다 조금 더 빠른 시간에 A거점을 점령하고 그대로 B거점을 공격합니다. 심지어 바로 수비 영웅들이 잘려나가고 절반 이상을 점령 당하면서 이대로 패배하는 듯 싶었으나, 클로저 선수와 하고픈 선수가 번갈아 궁극기를 사용하면서 겨우 상황을 진정시킵니다.

이번 세트는 결국 러너웨이가 2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부산의 승리로 끝나지만 러너웨이의 B거점 공격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 학살이 용검으로 캐리하려고 할 때마다 클로저 선수가 밀쳐내 킬을 할 수가 없었음
  • 첫 공격이 막혔을 때 리퍼를 뺐으면 좋았을텐데, 루시우 1힐을 너무 오래 사용함.

아누비스에서 클로저 선수가 보여줬던 루시우의 용검 밀치기와 벽타기로 거점 비비기는 당대 루시우가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정점의 플레이였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트 스코어는 3:2. 경기는 치열하게 엎치락 뒤치락 하는 난전 양상을 띄기 시작합니다.



6 Set - 도라도


APEX는 직전 세트를 패배한 팀이 다음 세트의 전장을 선택하고, 이긴 팀은 선공 후공을 결정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준비한 리퍼 깜짝 전략이 실패한 러너웨이는 도라도를 꺼내들었고, 이 전장에서 양 팀은 완벽하게 똑같은 윈디겐트루젠 조합으로 맞부딪히게 됩니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선택한 맵이니만큼 미리 준비된 전술이나 자신감 들이 남달랐을테고, 이를 증명해보이듯 콕스 선수의 젠야타나 학살 선수의 겐지가 프로핏 선수의 겐지를 압살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면서 결국 러너웨이가 세트를 따내면서 3:3 동점을 만들어내고 풀세트까지 경기를 끌고가는데 성공합니다.



7 Set - 아이헨발데


마침내 당도한 운명의 전장 아이헨발데.

부산에서 아이헨발데를 골랐을 때, 사실 저는 당연히 "후렉 선수의 파라를 운용하기 좋아서 아이헨발데를 골랐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전장 성적도 좋은 편이었고, 첫 세트 승리는 파르시가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소름돋게도, 직전 도라도에서 완벽한 미러전을 완벽하게 패배했음에도, 부산의 코치진은 고집스럽게 맞겐트를 꺼내들고 나왔습니다. 아마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질 수 없다는 승부심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지금에와서 추측해봅니다만, 당시에는 이미 졌고, 승산이 높아보이지 않는, 완벽한 미러조합을 굳이 왜 고집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기괴함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공교롭게도 부산의 선공 시점에 러너웨이의 수비 상황에서 루시우 비트에 이어 불필요하게 초월이 같이 빠지게 되고, 그 사실을 알아차린 부산은 용검을 꺼낸 프로핏 선수는 침착하게 러너웨이의 궁빠진 힐러 둘을 찾아내 제거하는데 성공한 반면, 동시에 용검을 꺼낸 학살 선수는 탱커 체력만 조금 빼고 오히려 프로핏을 제거하려고 시도하다가 0검으로 쓰러지고 맙니다. 이렇게 힐러 궁이 모두 빠진 러너웨이의 거점을 부산이 놓치지 않고 뺐어내면서 A거점을 허망하게 내주게 됩니다.

하지만 화물이 다리를 건너고 2점을 내주기 전, 디바 메카에 부착한 펄스 폭탄에 오히려 자기만 죽어버린 후렉 선수의 실책에 이어, 체력이 빠진 채 퇴각하는 부산 선수들을 스티치 선수가 쫓아가 모두 제거하면서 수비에 성공하는 듯 보였습니다. 시간은 이미 1분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라 부산이 매우 불리하게 보였으나,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그 과정에서 궁극기 소모가 없어 많은 궁을 채워 마지막 싸움을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학살 선수가 용검을 빼들고 전투를 마무리 짓기 위해 적진 깊숙히 들어갔다가 퇴로를 잘못 잡고 아군의 케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0검으로 잘렸고, 프로핏 선수는 용검으로 킬을 쓸어담으며 2점까지 먹어내게 됩니다.

이번 세트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이전까지 포커싱 대상을 적진의 후방에 있는 메인 힐러인 범퍼로 잡고 있었다면, 상황에 따라 "콕스" 아니면 "학살", 즉 러너웨이의 머리 아니면 손 이라는 가장 중추적인 선수로 집중적으로 포커싱을 들어가면서 러너웨이의 템포 자체를 뺐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흥분된 상태라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들이 그 때까지도 찾아내지 못했던 대 러너웨이 전 겐트 파훼법을, 6 세트 하나를 통째로 소비하는 동안에 찾아낸 모양입니다. GC 부산 코치진의 노련함과, 그걸 즉시 받아들이고 수행해내는 선수들의 기량에 다시금 감탄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사실 러너웨이 수비는 초반에 힐러 궁실수를 제외하면 세간의 평가와 달리 크게 도드라진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오히려 공격 과정에서 더 많은 실수들이 쌓여서 결국 패배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입장인데요. 하나씩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러너웨이 공격 1차 위기

힘들게 겨우 화물을 빼내고 운송을 막 시작하자마자, 부산은 자신들의 궁상황이 불리하다는 것을 계산하고 전진수비를 시도합니다. 막 열린 성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밀려든 부산의 공격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압박에서였는지 소리방벽이 사용되고, 정리가 되는 듯 보였으나 확실히 마무리 하기 위해 학살 선수가 용검까지 꺼내들어 부산의 수비 병력을 정리하게 됩니다. 부산 입장에서는 그냥 전진 수비를 뛰어들었을 뿐인데 상대 팀 주요 궁극기 두 개가 순식간에 빠져버린 셈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산은 아무런 궁극기 소모가 없었기 때문에 완전한 이득이었고, 화물이 우회전을 시작하고 언덕을 막 오르기 시작하는 순간에 콕스 선수가 선초월로 이니시에이팅을 열고 진입을 시작했는데 초월이 끝나기를 기다렸던 프로핏 선수의 용검에 한타를 패배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러너웨이 공격 2차 위기

게임 시간으로 러너웨이 남은 시간 1분 13초 지점.

언덕을 다 올라가서 화물이 우회전하고 다리를 건너기 직전 위치에서, 언덕을 오르는 중 치열한 교전으로 12명 전원의 궁극기가 소모된 가운데, 비록 가장 먼저 사용하긴 했지만 단 1분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학살 선수가 용검을 12명 중 가장 먼저 채워내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개인적으로는 바로 이 시점에 학살 선수가 뭉쳐있던 부산 진영을 용검으로 정리했으면 카운터 할 궁도 없었고 용검을 케어해 줄 아군 병력도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2점까지 가져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순간이 가끔 자다가도 문득 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https://clips.twitch.tv/BusyPlumpArtichokeFunRun

하지만 부조화가 달린 학살의 겐지를 프로핏이 한 큐에 잘라버리면서 용검을 꺼내지 못하고 사망하면서, 공격의 축이 사라진 러너웨이는 도미노처럼 순차적으로 무너져 그 한타 역시 패배하고 맙니다. 영상에서 확인되다시피 학살 선수와 프로핏 선수 사이에 서로 겐지 견제가 굉장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었고, 첫 딜 교환에서 서로 케어받은 다음 학살 선수가 두 번째 진입각에서 케어 받지 못할 만큼 깊이 들어왔다가 잘리는 그림입니다. 상황상 용검의 거의 차올라서 빠르게 채운 다음 용검각을 재면서 거꾸로 아군 방향을 향해 튀어나오면 겐지 케어를 시작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찰나를 놓치지 않고 하고픈-프로핏 포커싱으로 학살이 용검을 품은 채 쓰러지게 되죠.

이 시점에 이미 러너웨이에게 남은 시간은 1분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러너웨이 공격 3차 위기

직전의 한타 패배 이후 빠르게 리그룹한 러너웨이는 기습적으로 하고픈 선수의 젠야타를 먼저 잘라내면서 역습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렇게 전선을 뒤로 밀어내면서 화물을 되찾기 위해 진격을 개시하는데, 젠야타 컷 이후의 포커싱 대상이던 제스쳐 선수의 윈스턴이 기적적으로 유햘 선수 디바의 매트릭스 케어를 받으며 살아서 도망가게 됩니다.

https://clips.twitch.tv/BitterCoyArugulaDogFace

스티치 선수가 집요하게 윈스턴을 추적해보지만 간발의 차이로 결국 제스쳐 선수는 살아서 돌아가고, 스티치 선수가 한타에서 이격된 동안 반대로 러너웨이는 윈스턴과 겐지를 잃고 난 다음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소리방벽까지 사용되고 맙니다. 그래도 일단 힐러와 탱커가 빠진 부산은 뒤로 물러나게 되고, 가까스로 화물을 밀게 된 러너웨이는 30초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불리한 한타를 시작하게 됩니다.

부산의 선재 공격에 포커싱 당한 콕스 선수가 생존을 위해 초월을 사용하게 되고, 초월이 사용된 김에 학살 선수는 용검을 꺼내들고 초월-용검 연계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하고픈 선수 역시 초월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맞초월로 용검을 카운터치고, 기세를 몰아 클로저 선수의 소리방벽과 함께 비트-용검 연계를 시도하지만 용검을 꺼내던 도중 초월 범위 밖으로 벗어나 학살 선수의 겐지에 의해 프로핏 선수 겐지가 사망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버전에선 궁극기 시전 도중 사망 시, 궁극기가 사용되지 않고 세이브되기 때문에 오히려 위기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일단 결과적으로 부산의 힐러 궁극기 두 개를 모두 뽑아내고 핵심 영웅인 겐지를 잘라냈기 때문에 화물은 다시 조금 더 앞으로 전진하게 됩니다.

그리고 추가 시간...

아까 뽑기 전에 죽어서 세이브된 프로핏 선수의 용검이 다시 꺼내지면서 게임을 끝내려는 질풍참이 시도되었지만 콕스 선수의 우클릭 모아쏘기를 머리에 치명타로 얻어맞고 허망하게 쓰러지면서 러너웨이에게 기회가 찾아온 듯 보였습니다. 계속해서 교전 도중 하나 둘 씩 잘려서 결과적으로 화물을 밀던 건 윈스턴, 트레이서, 루시우 였는데 루시우의 회복량이 부산의 집중된 공격력을 이겨내지 못해서 티지 선수의 윈스턴 체력이 낮은 상태로 위태롭게 유지됩니다. 따라서 점프팩이 차는 대로 회피 기동을 위해 사용되면서 실제로는 스티치 선수의 트레이서가 거의 혼자 추가 시간을 유지하며 화물을 미는 양상이 되는데요. 죽었던 팀원이 먼 길을 뛰어와 합류하는 도중에 또다시 부산의 포커싱에 학살 선수가 쓰러지게 됩니다. 콕스 선수가 극적으로 초월을 채워내면서 티지 선수를 살려보려고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티지 선수가 초월을 받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또다시 위기에 봉착합니다. 이처럼 6:6의 정상적인 한타가 불가능하게 지속적으로 하나 둘 씩 먼저 잘리게 되면서 결국 러너웨이는 2점을 따내지 못하고 2시즌 루나틱하이와의 결승전에서처럼 통곡의 다리에서 또 한 번 준우승이라는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총정리


애착을 갖는 경기라 굉장히 글이 길어졌지만, 메타 위주로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압축해볼 수 있습니다.

  • 팀 스타일
    • 러너웨이는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돌진 포커싱, 그 중에서도 브리기테 직전까지의 핵심 메타인 공격적 젠야타 운용을 통한 변수 창출과 빠른 초월 채우기라는 1년을 앞서간 메타를 운용
    • GC부산은 코치진의 수준 높은 분석력을 바탕으로 상대팀의 전략적 상성을 준비해 상대의 수를 거꾸로 받아치는 "솔-트", "맥-트", "파르시", "솜브라" 등의 돌진 카운터 조합을 다양하게 운용
  • 초반 양상
    • 러너웨이의 겐지와 젠야타는 타 팀보다 압도적으로 빠른 궁극기 순환율을 보유
      • 따라서 GC부산의 계산보다 빠른 타이밍에 대비되지 않은 시점에 궁극기를 사용하면서 한타를 가져감
    • 러너웨이는 타 팀과 달리 리그룹보다 버티기를 선택하는 "비비기 메타"를 운용
      • 팀원이 잘렸을 때 잔류 병력이 퇴각해 다음 한타를 준비하는 보통의 전술 운용과 달리, 잔류 병력이 역으로 치고 들어가 피지컬을 바탕으로 동수교환을 이뤄내고 쓰러진 아군이 합류할 때까지 버티는 "비비기 메타"를 통해 상대방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허점을 만들어냄.
      • 결국 GC부산의 계산과 달리 싸움이 길어지고 준비할 시간을 벌지 못하고 조금씩 전황이 기울면서 한타와 라운드를 자주 내줌
  • 부산의 맞겐트
    • 전부터 준비했던 비장의 수인지 경기 도중 찾아낸 해법인지 알 수는 없지만, CG부산은 겐트최강팀 러너웨이를 상대로 맞겐트라는 도박적 전략을 시도
      • 사실 앞선 경기들에서 솔트, 맥트, 솜브라가 모두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였고 당시의 파르시는 일부 전장으로 활용이 제한됨
    • 처음에는 완벽한 미러전 대신 아나를 활용한 나노-용검 연계로 러너웨이의 빠른 초월을 상쇄했지만, 돌진조합을 상대로 아나를 지속적으로 운용하기엔 후방에서 단독으로 돌진에 물려 잘릴 위험이 너무 큼
    • 마지막 세트에 이르러선 CG부산이 포커싱 대상을 윈스턴이나 루시우에서 겐지나 젠야타로 변경
      • 러너웨이의 젠야타는 그냥 젠야타가 아니라, 뉴욕의 쪼낙같은 전략의 핵심 영웅
      • 추가로 콕스 선수는 팀의 플레잉 코치로서 컨트롤 타워를 담당하기 때문에 콕스를 먼저 자르면 한타 운용의 안정성이 떨어지게 되는 점을 파고듦
      • 당시 겐지 운용은 일반적으로 측후방을 노리며 힐러를 견제하거나 암살하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학살은 본대에서 정면으로 치고나가 죽을 듯 죽을 듯 죽지 않는 상태로 적들의 어그로를 끌어오면서 근접 우클릭 헤드를 이용한 순간 폭딜과 질풍참 초기화로 폭딜을 넣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용
      • 사실상 팀의 중추적인 역할이기 때문에 겐지가 케어되기 시작하면서 포커싱 대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안쪽까지 따라들어가서 결국 겐지를 끝까지 포커싱하는 방식으로 학살을 집중적으로 마크하는 전략을 사용했고, 여기에는 학살 선수와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운용한 프로핏 선수의 겐지 활용 덕이 큼
    • CG 부산도 겐트 다이브 조합을 사용하게 되면서 솔져-맥크리로 우회하던 때보다 앞라인 윈스턴의 공격력에 힘이 실리게 됨
      • 부산의 제스쳐 선수는 이미 윈스턴의 정점에 오른 플레이어로 정평이 나있던 상태였으나, 팀의 전술 운용이 윈스턴 다이브를 받쳐줄 프로핏 선수의 트레이서 외 추가 딜이 부족한 상황이라 다른 팀의 다이브에 비해 킬 수가 부족해 보임
      • 하지만 마찬가지로 겐트를 운용하면서 거꾸로 윈스턴 운용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됨. 티지 선수가 못하는 윈스턴은 아니었으나, 제스쳐 선수의 윈스턴이 너무 뛰어났던 것.
    • CG 부산이 본선에서 겐트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 러너웨이는 맞겐트를 대비하지 않았던 듯
      • 처음엔 당연하게도 러너웨이가 우세해보였기 때문에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으나, 차츰 균형이 맞춰지면서 러너웨이가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됨.
      • 대표적으로 힐러 궁극기가 허투루 빠져버려서 용검을 카운터치지 못한다거나, 적의 포커싱을 받아치지 못하고 그대로 한타를 패배하는 등의 모습이 자주 연출됨.




마치며


시작은 런던이 결승 무대에서 보여준 프로핏 선수의 맹활약이 과거의 어떤 기억을 자극했기 때문이었지만, 이 글이 완성될 즈음에 알게 된 사실은, 바로 내일인 8월 11일 토요일이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2의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고, 그 무대에 서는 두 팀이 바로 콩두 판테라와 이 글의 주인공인 러너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묘한 시간의 흐름이 완성되는 느낌이 듭니다.

한동안 OWL 관람에 심취해 다른 리그들을 많이 챙겨보지 못했지만, 시즌이 종료되고 긴 공백기가 생긴 덕분에 밀린 컨텐더스 경기들을 조금씩 챙겨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리그 전체도, 운용되는 메타도, 각 팀들의 멤버 구성도 너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어 빠르게 적응해나가는 중입니다.

가장 영광스러운 전투의 두 축이었던 부산은 이후의 대회에서도 모두 우승컵을 거머쥐고 OWL의 런던 팀이 되고 나서도 시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해냈습니다. 그리고 OWL에 참가하지 않고 컨텐더스에 잔류한 러너웨이는 비록 큰 폭으로 변한 리빌딩의 영향으로 시즌1에서는 4강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2에서는 다시 최정상의 기량을 회복하면서, 오히려 전성기를 상회하는 놀라운 실력을 뽐내며 결승까지 달려왔습니다. 이제 러너웨이의 차례가 된 것입니다.

콘박스 스피릿에서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솜브라 메타, 그리고 그 중심의 솜브라를 직접 다뤄내던 파일럿인 트와일라잇 선수. 루시우의 최 정점이라고 평가받는 슬라임 선수. APEX 시즌4 4강 NC 폭시즈 전에서 적으로 만나 놀라운 기량을 선보였던 플렉스 서민수 선수. 결승에서 자신들을 괴롭히던 부산의 딜러 듀오 중 하나인 후렉 선수. 이렇게 쟁쟁한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하고 팀빌드에 성공하는 한 편, 온갖 포지션을 헤매다가 마침내 제 자리를 찾아 황제 카이저 그 이상의 기량을 뽐내는 메인탱커 범퍼 선수, 언제나 자기 몫을 놓치지 않고 채워주는 스티치 선수, 겐지 원챔의 오명을 벗고 플렉스로 거듭난 학살 선수, 게임 실력의 바탕은 재능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재능 천재 짜누 선수와 함께 도무지 질 것 같지 않은 모습을 뽐내고 있어 내일 결승전에서의 러너웨이 팀 선전을 기대하게 됩니다.


부디 과거의 영광에 멈추지 않고, 습관성 준우승이라는 콩라인의 오명을 씻어내고, 내일 경기에서 반드시 러너웨이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기를 팬심을 가득 담아 기원해봅니다.



러너웨이-! 하나-! 둘-! 셋-!

러너웨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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